여경과 의경 대원

너른비 ㅣ 2022. 12. 30. 00:25

728x90
반응형
SMALL

새벽에 인도문화원 부근을 순찰하고 있을 때였다.

길가에 경찰차가 멈추고 창문을 내린다. 우리 부대 여경이다. 

- 오 대원 담배 피나?

- 아직 한번도 안펴봤습니다.

- 한번 해볼래?

흡연실은 넓었다.

.

- 처음해보는거 맞아?

.

그후로 우리의 흔적이 순찰 구역 곳곳에 남는다.

새벽 순찰 근무인 날은 그녀를 만나는 날이었다.

이태리 대사관 2층 대나무숲 한가운데

필리핀대사관 근무 책상 아래

뉴질랜드 대사관 벽과 방패 사이

.

전역 하루 전

오늘은 의경대원으로서 그녀를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.

-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

저녁 점호를 마치고 몰래 새벽에 나간다.

근무복을 채 벗기도 전에 그녀를 안았다.

.

갑작스런 무전 호출

- 오대원, 오대원 어디있나

- 순찰 중 화장실입니다.

그녀가 소리죽여 웃는다.

-이제 너 별명 화장실이다

그렇게 마지막 밤을 서둘러 닦아낸다.

 

728x90
반응형
LIST

'사랑의 형태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가사  (0) 2023.01.15
먹스타그램  (0) 2023.01.12
모범생  (0) 2023.01.05
일편단심 민들레  (0) 2023.01.05
잠깐의 일탈  (0) 2022.12.30